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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II.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다. 짧게 이어지기도 하고 오랜 시간 묵혀 온 인연도 있고, 웃으며 만나 웃으며 헤어진 인연, 웃으며 만나 울며 헤어진 인연도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기억하고 잊고 잊혀진다. 사람을 키우는 건 8할이 타인들이다. 그리고 좋았든 나빴든 내 몸속 일부로 존재하는 그들을 기억하고 반추함으로써 엄연히 살아있는 내 존재의 명징함을 느낀다.

  챕터 II는 사진으로 기록된 지나온 인연들 중 기억에 남고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을 골라서 구성했다. 미리 양해를 구할 수 있는 분들께는 양해를 구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일부 있으나 이 사진집에 싣게 된 의도와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줄 만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만남의 그 순간 따스함을 느낀 분들의 사진도 감사의 마음과 함께 실었다.

   가끔 어느 쓸쓸한 날에 완, 철, 욱, 왕, 정, 순, 수, 훈, 진, 연, 민, 준, 현, 은, 섭, 현, 선, 주, 혜, 철, 영 등등의 지나 온 인연들의 이름을 발음해 본다. 입김과 함께 바스락거리며 사라지는 이름들이 허공에 겹쳐지며 묘한 향수가 느껴진다. 우리는 모두 미완이었고 진행형이었기에 마찰이 있었고 열이 생겨났고 빛이 생겨났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를 좋아했건 미워했건 무관심했건 기억 속 한 켠에 우리 인연이 남아 있다면 언젠가 무수히 흘러간 인생의 페이지에서 나의 이 방명록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그땐 그저 웃어주면 좋겠다.

  그들이 나로 하여금, 내가 그들로 하여금 또 다른 인연을 마주하게 될 때에도 모든 자신을 열어서 모든 그들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아울러 이곳에 담고 싶었으나 사진이 없어 올리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마음도 함께 묻어두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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