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e Jae
자서
우리는 시공 속을 떠돌며 온기와 냉기가 혼재된 인생을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한다. 삶의 어느 순간, 일상이 낯설어지고 낯선 일상이 또 익숙하게 다가올 때, 이 모든 공간과 시간의 느낌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도록. 그런 기이하고도 흔한 좌표로 우리 곁에 부유하는 DEJA VU ISLAND. 너와 내가 하나의 섬이고, 섬과 섬이 만나는 지점에 낯설고도 익숙한 풍경이 잉태되는 곳.
사진을 얘기할 땐 말보다 침묵이 편할 법도 하다. 소리와 향기가 묻어나는 장면을 그리워하는 것이 사진의 생래적 불구 아니었던가. 그림은 말 없는 시고 시는 소리 없는 음악이고 음악이 휘발되는 그림이자 시라면, 사진은 그림과 시와 음악을 배반하는 향수라고 해두자. 향수의 그림자라고 해두자. 그림자가 게워낸 빛의 화농이라고 해두자. 특별할 것 없기에 특별한 이율배반으로, 사진은 사진이라고, 사진은 사진이 아니라고,
나의 기억인 동시에 타인의 기억인 DEJA VU ISLAND에서 나는 또 무슨 꿈을 꾸었던가.
2019. 8. 이 재

10년 넘은 사진이다. 속아주자.
이 재
1977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엄마가 필름이 반만 돌아가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던 장면이 뇌리에 남아 있다. 이것이 사진에 대한 첫 기억이다. 그 카메라가 올림푸스 Pen ee3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사진을 찍기 시작한 한참 후의 일이다. 20년 가까이 필름카메라를 고수하고 있으며 언젠가 카프카의 프라하에서 사진집을 낼 거라고 다짐했다. 뜻을 같이 하는 지인들과 함께 간차한 동인을 결성하여 간차한 1집과 2집을 발간했다. 도서출판 시화사 편집장으로 임했으며, 향후 작은 독립서점을 꾸릴 계획을 갖고 있다. 가끔 혹은 종종 ‘나에게 사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소일하며 지낸다. 지구평화가 꿈이고 사소함과 일상을 더 사랑하기 위해 골몰 중이다.
* 추천사에서 현택훈 시인이 밝히고 있듯이 본명은 이재준이다. 이준으로 하려다가 준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이재로 해봤더니 왠지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 간차한 1집 : 『나는 자주 너의 동쪽 섬을 보고 가리어진 남극을 본다』(2012. 시화사)
* 간차한 2집 : 『은빛 시계 속에 갇힌 어떤 토끼들은 태엽장치를 돌리다 잠 속 시간들이 흐르고 더듬거리는 이별의 저녁이 오면 사해 바다에 몽유병 걸린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그물을 던지며 시간의 우산을 접다』 (2014. 시화사)
* 그 외에 사진동호회 Shoot Film 동인지 3집에도 참여하였다. (2016. 청색종이)
* 두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한 번의 그룹전에 참여했다.